[기획]“재정 혁신 넘어 행정 혁신으로”… 정읍시, 혁신 엔진 달고 달린다

관행 깨고 실리에 집중 대통령상 수상한 ‘탄탄한 살림’2026년 혁신

 

전국연합뉴스 최성용 기자 | ◇ “맞춰 쓰는 행정”에서“잘 쓰는 행정”으로 전환

 

과거 지방자치단체의 성과는 얼마나 많은 예산을 확보하느냐로 결정되곤 했다. 하지만 전북자치도 정읍시가 재정혁신을 발판으로 행정 전반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예산을 얼마나 많이 확보했는가보다, 한정된 재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고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로 연결했는가에 행정의 초점을 맞추면서다. 2025년 대한민국 지방재정대상 대통령상 수상에 이어 적극행정 5년 연속 우수기관, 정부혁신 우수기관 선정까지 이어지며 정읍시의 변화는 행정 운영 방식 전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 재정혁신의 출발은‘재정의 정상화’

 

정읍시 행정 혁신의 첫 단추는 ‘재정의 정상화’였다. 시는 지난해 대한민국 지방재정대상(대통령상)을 거머쥐며 전국을 놀라게 했다. 그 배경에는 철저한 실리 위주의 재정 전략이 있었다.

 

정읍시 변화의 출발점은 재정 운용 방식의 재정비였다. 시는 사업 시행 이전 단계부터 사전감사와 계약심사를 강화해 예산 낭비 요인을 줄이고, 관례적으로 반복돼 온 지출 구조를 전면 재점검했다. 시정 방향과 실익에 맞지 않는 국·도비 매칭사업까지 원점에서 재검토하며, ‘확보 중심’이 아닌 ‘효율 중심’으로 재정 기조를 전환했다.

 

우선 ▲사업 시행 전 단계부터 예산 낭비 요인을 원천 차단하는 사전감사 및 계약심사를 대폭 강화해 예산 집행의 정밀도를 높였다. 또한, ▲수년간 관례적으로 반복되던 선심성 재정지출을 과감히 중단하는 결단력을 보였으며, ▲시정 방향과 맞지 않는 불필요한 국·도비 매칭 예산을 전략적으로 점검해 사업 자체를 재검토 하는 등 보여주기식의 재정 행정을 탈피했다.

 

정읍시의 재정혁신은 단순한 절감과는 결이 다르다. 사업을 줄이거나 일을 하지 않아 남은 예산이 아니라, 같은 사업을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방식으로 바꿔 만들어낸 재원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기존처럼 관행적으로 추진하던 사업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다면 발생했을 비용을, 사전 검토와 방식 개선을 통해 구조적으로 줄여낸 것이다. 다시 말해 ‘덜 쓴 행정’이 아니라 ‘더 잘 설계한 행정’의 결과다.

 

◇ 관행을 바꾼 재정혁신은‘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이어져

 

이 같은 변화는 현장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스포츠타운(체육트레이닝센터) 조성 과정에서 발생한 토석을 매각하여 지출을 줄인 사례는 기존 방식이라면 처리 비용이 발생했을 자원을 수익으로 전환한 것으로 행정의 창의성이 예산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델이 됐다. 행정의 판단 기준이 ‘관례’에서 ‘실익’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사업 방식의 변화로 확보한 재정 여력은 다시 행정 전반의 변화로 이어졌다. 정읍시는 행정안전부 주관 정부혁신·적극행정 지자체 종합평가에서 우수기관에 선정됐으며, 적극행정 부문에서는 5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탄탄해진 재정을 바탕으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에 과감히 투자하고, 공직 사회 내부에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이끌어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 행정의 진화, 혁신평가 미흡→보통→우수... 실행력으로 바꾼 결과

 

정부혁신 평가 흐름에서도 정읍시의 변화는 뚜렷하다. 정읍시의 혁신평가 세부추진과제는 2023년 15개에 그치며‘미흡’ 평가를 받았으나, 2024년 11개 과제로 조정되며 ‘보통’ 수준으로 개선됐다. 이어 2025년에는 71개 과제로 대폭 확대되면서 평가도 ‘우수’로 상승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과제 확대가 아니라, 행정 운영 방식 전반을 바꾸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다. 시는 청년 공직자 중심의 ‘혁신ON’ 운영을 통해 내부 혁신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신규직원 브런치 토크를 통해 조직 내 소통과 문제 해결 구조를 강화했다. 동시에 현장 중심 행정 강화와 기술감사 기능 확대를 통해 사업 추진 과정의 비효율을 사전에 점검하고, ‘정읍 소통방’ 운영 등 상시 소통 창구를 통해 시민 의견을 정책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 시민 체감 정책으로도 이어졌다. 공공심야약국 운영, 대시민 정책달력 제공, 시내버스 무료환승제 도입 등 생활 밀착형 정책을 전 분야에 걸쳐 확대하면서, 행정 혁신을 시민 편의 개선으로 확장했다. 결국 내부 혁신과 현장 행정, 시민 소통이 맞물리며 정책 전반의 실행력이 높아졌고, 이는 혁신평가 지표 전반의 실질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 정읍시 혁신정책의 미래, 멈추지 않는 ‘움직이는 정읍’

 

정읍시 혁신정책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움직이는 정읍’이다. 관행을 당연시하지 않는 ‘관행타파’, 현장에서 답을 찾는 ‘현장행정’, 시민 삶의 변화를 기준으로 삼는 ‘시민중심’으로, 정지된 행정이 아니라 시민의 요구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하고 반응하는 역동성을 의미한다. 상급평가 종합평가 우수기관 선정은 단순 성과가 아닌 정읍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이정표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과 명확한 기준은 단년도 성과를 넘어 중장기 계획으로 확장되고 있다. 경제·사회·환경을 아우르는 장기적 발전 방향과 정책 기준을 제시하는‘지속가능발전기본계획(2026~2045년)’과 지방소멸 대응 및 생활인구 확대, 정주여건 개선, 일자리와 돌봄 기반 확충 등을 포함한 중기 실행 전략인‘인구감소대응기본계획(2027~2031년)을 병행 수립하며, 도시의 장기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 혁신정책의 끝은‘재투자’, ‘시민체감’으로의 선순환 구조 구축

 

정읍시 재정혁신의 본질은 절감 자체가 아니다. 방식 개선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다시 시민 복지, 생활 인프라, 미래 산업에 재투자하는 데 있다. 이는 ‘재정혁신-행정혁신-시민 체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다.

 

정읍시의 변화는 재정, 조직문화, 정책체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향후 과제는 이러한 혁신이 평가 결과를 넘어 시민의 일상 속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행정혁신의 최종 평가는 수치가 아니라 시민 체감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2026년 정읍시가 이어갈 다음 단계는 분명하다. 2025년 재정 운영의 내실화 성과를 기반으로 시정 전반의 효율성과 실행력을 높이고, 절감으로 확보한 재원을 시민 생활과 미래 기반에 재투자해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실제 시민의 삶 속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시정 운영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재정혁신의 성과를 행정 전반으로 확장하고, 이를 다시 시민 체감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정읍시 행정의 지속가능성 또한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변화의 완성은 숫자가 아니라 일상에서 드러난다. 관행을 넘어선 행정이 시민의 하루를 어떻게 바꾸는지, 그 답을 현장에서 증명해야 할 시간이 시작되고 있다.